美유력 흑인인권 운동가 알고보니 '흑인 행세' 백인여성

입력 2015-06-14 12:30

미국의 유명 흑인인권단체 여성 지부장이 흑인 행세를 해온 백인으로 밝혀졌다고 CNN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스포캔 지부장을 맡고 있는 레이첼 돌레잘(37)은 동워싱턴대 아프리카 연구프로그램의 시간제 교수를 담당하는 등 북서부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 인권운동가 중 한 명이다.

현지 경찰 옴부즈맨위원회의 여성 위원장도 맡은 그녀는 위원회에 낸 이력서에 자신을 ‘흑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딸이 유럽 혈통의 백인”이라며 금발의 백인인 과거 사진을 공개했다.

현지 방송 기자가 “당신은 흑인인가”라고 묻자 레이첼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녀의 모친은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딸은 백인인데 자신의 정체성을 속이고 있다”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모에 따르면 2006∼2007년 흑인 4명을 가족으로 입양한 뒤부터 레이첼이 흑인 행세를 했다.

그녀의 부친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지도자를 많이 길러낸 하워드대학으로 편입한 뒤 흑인 문화에 강하게 동화됐고 그것이 딸의 정체성을 바꾼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그녀가 효율적인 흑인 인권단체 활동을 위해 흑인 행세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NAACP는 성명에서 “인종적 정체성과 단체를 대표할 자격과는 무관한 문제”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