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메시지 전하는 박은숙 작가의 '근원' 청작화랑 6월21일까지 땅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 빛을 비추다

입력 2015-06-14 12:20
20년 넘게 ‘근원(Origin)’ 시리즈를 그리고 있는 박은숙(60) 작가의 작품을 보자. 캔버스 아래쪽에는 삼각형과 그 꼭짓점에 원형이 그려진 도형들이 가득 쌓여 있고, 위쪽에는 푸른색과 오렌지색이 어우러져 있다. 삼각형과 원형은 땅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이고 색채는 그들을 비추는 빛이다. 푸른색은 새벽하늘을 연상시키고 오렌지색은 아침의 여명을 의미한다.

그의 작품에는 ‘조화’ ‘기원’ ‘기쁨’ ‘시작’ ‘환희’ 등의 부제가 붙어 있다. 창공에서 반짝이는 별과 그 아래 드넓은 초원 위에 모인 인간군상, 그것이 주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기하학적인 모양을 하고 있지만 어떤 규칙과 구획 없이도 붓만 대면 저절로 선과 면, 원이 생겨날 정도로 익숙해졌다. 붓질을 하면서 자신을 치유하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을 내려놓고 서서히 마음이 치유됐어요. 전시 때마다 관람객들의 다양한 반응에 행복감을 느낍니다. 하늘에서부터 오는 사랑의 빛이 저마다의 마음에 닿아 기쁨을 나누는 존재들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자는 의미도 담았고요. 그림을 통해 아름답고 행복한 마음을 공유하고 싶었죠.”

그의 말대로 그림은 보는 이에게 환희와 기쁨을 선사한다. 리듬감이 충만하고 활기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도형과 색채가 어우러진 모습이 밤하늘의 성좌를 연상시킨다. 원기둥은 산맥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머니의 가슴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개인전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청작화랑에서 21일까지 열린다. 더욱 밝고 경쾌해진 신작 30여점을 내놓았다(02-549-3112).

이광형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