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에 파리만 찾아오더라” 메르스 민생경제 직격탄...여야 의원들의 한숨

입력 2015-06-14 10:09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바닥 민심과 민생현장을 둘러본 여야 의원들은 14일 가뜩이나 어려운 전통시장 상인과 자영업자 등 서민층이 특히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한숨을 지었다.

그러면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경기 타격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조속한 사태 수습과 함께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인 수도권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지역 경제가 말그대로 꽁꽁 얼어붙은 상태라는 게 이 지역 의원들의 전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경기 수원정) 의원은 "토요일 아침에 공원에 가봤는데, 평소 같으면 사람으로 북적여야 할 곳에서 몇 사람밖에 보지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식당도, 마트와 극장도 손님이 거의 없더라"며 "워낙 시민의 불안이 큰 탓에 어떤 대책을 내놔도 경제 활성화에 당장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당 서영교(서울 중랑갑) 의원은 "집 밖으로 나오는 사람이 적다보니 길이 한산하고 식당도 한산하다"면서 "주말에 지역구 시장과 상가에 인사를 다녔는데 '불금'이라 꽉 차야 할 대형식당에 손님이 3분의 1밖에 차지 않더라. 파리만 날린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더라"고 전했다.

수도권과 함께 확진 환자가 다수 발생한 대전에서도 지역경제에 미칠 여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새누리당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은 "식당을 비롯해 지역 자영업자들이 이번 메르스 사태로 받는 타격이 크다"면서 "경제를 위해서라도 메르스 사태가 빨리 진정돼 마무리되길 바라는 목소리와 메르스 사태가 사실보다 부풀려지는 걸 우려하는 의견 등 여러 민심을 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호남이나 강원 등 지역은 사태의 진원지와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지만 위축된 민심은 다를 바 없었다.

새정치연합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은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로 지역 경제가 크게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 메르스 사태까지 겹쳤다"고 탄식한 뒤 "결혼식과 장례식만 하고 나머지 행사는 모조리 취소됐다고 하더라"며 "주말에 지역구를 찾았지만 참석할 행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재중(부산 수영구) 의원은 "지역민들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지 않고 바깥활동을 워낙 자제하다보니 경제가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기선(강원 원주갑) 의원은 "웬만한 모임이 거의 다 연기되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서민들이 가장 힘들어한다"며 "정부가 빨리 메르스 사태를 종식시켜 생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게 해달라고 지역민들이 요청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어제 폐회된 강원도민체전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등 우리 지역은 메르스 사태에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과도한 불안감을 경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