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해 완치자의 혈장이 투여됐다.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완치자 1명의 혈장(혈액 속의 유형성분인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을 제외한 액체성분) 400㏄를 채취해 중증 환자 1명에게 투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복되지 못하고 전날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 교수는 “투여 시점이 좀 늦어서 효과가 부족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완치자가 동의하고 담당의사가 필요하다고 결정하는 경우에는 가능한 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혈장 투여는 환자가 병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몸속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원인 병원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내는데 그 항체가 담긴 혈장을 추출해 다른 환자에게 주입해 동일한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격케 하는 방식이다. 특히 메르스와 같이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신종 감염병 치료를 위해 종종 시도됐다.
과거 1995년 콩고에서 에볼라로 245명이 사망했을 당시 생존자의 혈액을 주입받은 환자 8명 중 7명이 살아남은 기록이 있고, 지난해 미국에서도 에볼라 환자에게 생존자의 혈청을 투여해 치료한 사례가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메르스 완치자 혈액, 중증환자에 투여됐지만 실패…“투여 시점 늦어서 효과 부족한 듯”
입력 2015-06-13 15:57 수정 2015-06-13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