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힐러리는 내겐 바위 같은 존재”

입력 2015-06-13 01:39
국민일보DB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 “내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마다 그녀는 우리 가족의 바위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일부 공개된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다.

클린턴 부부가 서로 결혼생활을 비롯한 가족문제에 대해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각종 스캔들에 휘말린 부인을 돕기 위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인터뷰에서 힐러리에 대해 “내 인생을 걸고 그녀를 신뢰한다”며 “정치 입문 초년 시절 자기의심으로 힘들 때 그녀는 내가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80년 재선 도전에 나선 아칸소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의 프랭크 화이트에게 패배하자 자신이 임명했던 이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의식해 자신과 악수도 하지 않으려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정치인으로서 내 전망은 정말 밝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힐러리는 자신에게 “상황은 바뀔 것이다. 나는 당신을 믿는다. 지금까지 잘해오지 않았냐”며 격려했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딸 첼시를 낳고 키우며 40년간 함께했던 결혼생활에 대해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들을 기반으로 함께 삶을 구축해왔다”며 “우리는 딸과 함께 매우 축복받은 인생을 살았다”고 말했다.

빌과 힐러리 두 사람은 예일대 로스쿨에서 만나 1975년 결혼했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집권 2기 때 터진 22세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불륜 사건 등으로 가정은 깨지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힐러리가 2003년 회고록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결정은 빌과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과 뉴욕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하지만 힐러리가 대선레이스를 공식화하면서 이들 부부는 정치적으로도 ‘공동 운명체’가 된 모습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소유한 자선재단인 클린턴재단이 외국 정부로부터 후원금을 끌어 모았고 힐러리가 국무장관 재직시절 그 대가로 외국 정부에 정치적 선물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 안팎의 의혹들을 정면으로 돌파해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