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 공무원 시험과 관련한 글을 올렸다.
먼저 목민민서 애민 제6조에 나오는 이야기를 인용했다.
“무릇 재해와 액운이 있으면 불에 타는 것을 구하고, 물에 빠진 것을 건져 내야 하는데, 마치 내가 불에 타고 물에 빠진 듯 서둘러야지 늦추어서는 안된다”
박 시장은 “정약용 선생님은 공직자는 무릇 어려움에 빠진 백성을 신속하고 강력하게 구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내일(6/13, 토요일) 실시되는 서울시 공무원 시험의 안전과 관련해서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라며 “시는 감염 방역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협의를 거쳐 모두가 안전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메르스를 이겨내는 것과 시민의 일상을 지켜내는 것 모두 우리의 일입니다”라며 “철저한 준비로 메르스로부터 시민의 일상을 지켜내겠습니다”라고도 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그물망 방역’ 차원에서 수험생의 사정을 고려해 3가지 유형의 고사장을 마련합니다”라며 “일반 고사장과 원할시 격리 고사장(1인 1실), 자가 격리자를 위한 자택고사장입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우리 서울시는 2009년 11월 신종플루 유행때도 서울시내 237개 학교에서 16만8000여명 가량이 수능에 응시하고 무사히 시험을 치르게 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2009년 11월 11일 심각 단계 격상, 11월 12일 수능시험)”라고 기록했다.
그는 “일부에서 자가고사장 시험이 자택 격리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지만, 서울시의 조치는 자택 격리자의 공무담임권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현재까지 13만 수험생중 절차를 거친 3명이 자택고사장에서 시험을 보게됩니다”라며 “
‘자가격리자’들도 똑같이 자신의 인생을 걸고 공부해 오늘까지 온 분들입니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원한 것도 아니고 우연히 감염자와 접촉해 행정당국의 통보에 따라 자가격리를 당하고 많은 불편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가족, 이웃을 위해 그것을 기꺼이 감수하고 있는 분들이 아닙니까?”라며 “이들에게 시험을 치를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야말로 부당한 것이아닐까요?”라고 반문했다.
박 시장은 “공직자는 시민의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먼저입니다”라며 “공직자가 전문성과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전에 인간에 대한 배려, 애정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공동체 정신에 입각한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목민심서의 말처럼 저와 서울시 공무원들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우리 가족의 일, 내 일로 생각하고 대응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누구도 부당한 이유로 기회를 박탈당해서는 안됩니다”라며 “그것이 단 한 사람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메르스가 우리의 마음까지 침투하게 만들어 서는 안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마치 내가 불에 탄듯 서둘러야 한다” 박원순 “어느 누구도 기회 박탈당해선 안된다”
입력 2015-06-12 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