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단속 걸리자 ‘메르스 의심환자’라고 둘러댄 30대 남성 입건

입력 2015-06-12 19:10
교통사고를 낸 30대 남성이 음주운전 사실이 들통이 날 것을 우려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 환자 행세를 하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강원도 원주경찰서는 음주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이모(3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11일 오후 1시4분쯤 아반떼 승용차를 몰고 원주시 북원로 우산철교 인근을 지나던 중 스타렉스 승합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스타렉스 승용차 운전자가 다쳤다.

출동한 경찰이 이씨의 얼굴이 붉은 것을 수상히 여겨 음주 측정을 요구하자 이씨는 갑자기 기침을 하며 메르스 증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깜짝 놀란 경찰은 이씨를 인근의 지구대 밖으로 급히 데리고 가 마스크 등을 착용하게 한 뒤 원주시보건소에 신고했다. 그러나 지구대에 도착한 원주시 비상방역대책본부 직원이 이씨의 체온을 측정했으나 별다른 이상 증세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어 ‘메르스 환자가 나온 병원에 간 적이 있느냐’ 등의 질문을 했으나 이씨는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결국 이씨는 메르스 의심 환자 행세를 한 사실이 들통났고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에 순순히 응했다. 이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수치인 0.137%로 나타났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