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유럽연합(EU) 등 국제채권단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하는 ‘9개월 연장안’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협상에 진전이 없다며 협상단을 철수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IMF의 게리 라이스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합의 도달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며 협상에 진전이 없어 협상팀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도박할 시간이 더는 없다”며 “그리스 정부는 좀 더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투스크 의장은 그리스 측에 오는 18일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에서 협상을 타결할 수 있도록 양보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채권단이 먼저 그리스에 구제금융 9개월 연장안을 제시했지만, 그리스 정부는 새 연장안을 제시했다. 새 연장안은 그리스 정부가 9개월 간 EU로부터 모니터링을 받고 기초재정수지 흑자규모를 조금 높이는 대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자금 지원으로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고 그 이익금을 그리스 정부에 돌려준다는 조건을 담고 있다.
그 대신 IMF로부터의 지원은 제외했다. 또 그리스가 내년 3월 말까지 IMF에 상환해야 할 부채의 50%만 상환하고 나머지는 그리스와 ESM 등이 최적의 상환 방안을 협상해 단계적으로 갚겠다는 내용이다.
IMF는 새 연장안에 강력히 반발했고 이 때문에 새 연장안에 채권단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아직 유로존 측은 별다른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은 상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그리스 구제금융협상 난기류… IMF 협상단 철수
입력 2015-06-12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