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38년만에 폐로 결정 부산시민 축제분위기

입력 2015-06-12 17:05
고리1호기 폐로 결정 소식을 접한 부산 기장군 장안읍발전위원회 조창국 위원장이 길천리 고리원전 앞 위원회 사무실에서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부산 시민과 기장군민 모두의 승리입니다.”

에너지위원회가 12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폐로)를 권고하는 결정을 내리자 고리원전 인근 주민들은 “수 십년 앓던 이를 빼는 기분”이라고 반겼다.

고리1호기 폐로를 추진해온 장안읍발전위원회(위원장 조창국)는 이날 오후 마을 곳곳에 이런 결정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어 발전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폐로결정은 노후 원전 불안감 해소와 대 정부 신뢰도 제고, 더 나아가 국내 원전 정책의 신기원을 여는 역사적 결단”이라며 “그러나 고리 1호기 운영허가 기간이 2017년 6월 18일로 돼 있지만 이번 결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영구정지 절차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고리원전 앞 길천리 900가구 2000여명의 주민들은 “고리 1호기 폐쇄에 이어 주민 집단 이주를 적극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환경단체들도 일제히 환영했다. 121개 단체로 구성된 ‘고리1호기 폐쇄 부산범시민운동본부’ 천현진(37) 사무국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시민의 힘으로 쟁취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지난 지방선거 때 1호기 폐로를 공약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정부의 진정성 어린 결단에 부산시민과 함께 환영의 박수를 보내며, 18일까지로 예정된 한수원의 재연장 신청포기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 시장은 “신재생 에너지 도입 등 고리 1호기를 대체할 대체전력수급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해상 풍력 발전단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태양광 발전시설, 바이오 열병합 발전소 등 신재생 에너지 수급 사업을 통해 현재 고리 1호기 발전용량의 117%에 해당하는 699.8㎿의 대체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먼저 올해부터 2조2000억원을 투입해 2020년까지 해운대와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까지 해변과 산지에 540㎿ 발전용량의 해상 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한다.

또 2018년까지 2400억원을 들여 산업단지와 공공시설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사업을 벌여 120㎿의 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 발전사업의 하나로 주목받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1기를 1674억원을 들여 해운대에 시범적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