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전날 국회의 메르스 특위에 출석한 삼성서울병원의 입장이 너무나 실망스럽다”며 “엉터리 격리였다는 게 드러났고, 정부 통제 밖에서 움직여놓고도 ‘삼성이 뚫린 게 아니라 정부가 뚫린 것’이라며 정부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우선 “35번 환자인 삼성병원의 의사는 14번 환자와 응급실내 같은 구역에 있었다”며 “ 그럼에도 불구하고 14번 환자가 격리된 29일 밤부터 의사 스스로 자가격리하기까지 2박 3일이 지나도록 병원으로부터 아무런 격리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14번 환자의 존재와 5월 29일 응급실 소독 사실도 소문으로 들었다고 한다”며 “병원으로부터의 근무 제한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환자들 회진도 돌았다. 이 의사는 5월 31일부터 자가격리를 시작했는데, 이것도 병원 측의 격리조치와는 무관하고 본인 스스로가 메르스 의심 증상을 자각해서다”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성남에 거주하는 응급실 간호사 확진자도 병원으로부터 격리되지 않았다”며 “성남시가 밝힌 동선에 따르면, 이 환자는 6월 2일 발열이 시작되자 마스크를 착용하고 6월 4일까지 출퇴근을 했다. 삼성병원의 발표처럼 격리조치가 되었다면 출퇴근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하 의원은 “지난 7일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14번 환자로부터 노출된 893명(환자 675명, 의료진 218명)을 파악하여 통보 및 격리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893명은 환자와 의료진이기 때문에 병원의 전산기록을 통해 즉시 파악 가능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보호자나 문병객처럼 일일이 물어보아야만 알아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자기 병원 의료진인 위의 두 사람조차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격리되지 않았는데, 도대체 환자들에게는 어떻게 통보하고 격리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하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은 격리자 숫자 은폐했나?”라며 “1번 환자 발생 직후 격리했다는 환자와 의료진 수는 왜 질병관리본부 집계에 빠져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6월 7일 발표)은 1번 환자를 의심하여 격리(5월 18일)한 직후, 478명(환자 285명, 의료진 193명)을 확인하여 통보 및 격리조치를 취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중 밀접접촉한 120명(환자 93명, 직원 27명)은 모두 격리했다가 더 이상 감염자가 없어서 상황을 종료시켰다는 게 감염내과 과장의 6월 11일 진술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그 어떤 자료에도 이 478명의 노출자 관리, 120명의 격리자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는다. 삼성서울병원은 정부의 통제 밖에서 따로 움직인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하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가 5월 27일 내원할 당시 메르스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며 “그러나 삼성병원은 자신들이 발견한 1번 환자와 14번 환자 모두 평택성모병원을 경유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14번 환자의 내원 시기는 1번 환자 확인 직후 노출자 478명을 가려내고 100명 넘는 사람들을 격리시키던 중대한 시기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4번 환자의 메르스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우리 나라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믿어왔던 삼성서울병원이 놓쳤을 실수라는 점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더 실망스러운 것은 그 책임이 정부 탓이라고 떠넘기는 모습”이라며 “우리 국민 최고의 자부심이 최악의 무책임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삼성의 발표에 대해 정부가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며 “삼성병원의 발표는 믿을 수 없는 것 투성이”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병원의 모든 발표에 대해 정부가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 삼성병원은 은폐한 것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태 수습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최고의 자부심, 최악의 무책임으로 전락?” 하태경 “삼성 발표 못 믿겠다”
입력 2015-06-12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