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AE전 완승에 속쓰린 일본 “이라크 붙잡고 두들겨 패면 뭐해?”

입력 2015-06-12 11:18 수정 2015-06-12 11:46
아시아축구연맹 유튜브 채널

일본은 이라크를 네 골 차로 격파했지만 환호하지 않았다. 2015 호주아시안컵 토너먼트 첫 판에서 일본을 무너뜨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우리나라에 완패를 당하자 석연치 않은 듯 조소를 지었다. 일본 축구팬들 사이에서 “이제 한국에 완전히 밀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네티즌들은 12일 일본 축구대표팀의 승전보에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은 전날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이라크를 4대 0으로 제압했다. 아시안컵의 졸전과 승부조작 파문으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물러나고 집권한 신임 사령탑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에겐 기분 좋은 3연승이었다. 일본은 할리호지치 감독이 부임한 뒤 튀니지(2대 0), 우즈베키스탄(5대 1), 이라크를 연이어 격파했다.

문제는 동아시아의 라이벌인 한국의 성적이었다. 우리나라는 같은 날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샤알라 스타디움에서 UAE를 3대 0으로 제압했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았던 다문화가정 선수 강수일(제주 유나이티드)이 과거의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으로 갑작스럽게 하차하는 등 혼란이 있었지만 UAE를 가볍게 누르고 승기를 꽂았다.

UAE는 지난 1월 23일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일본에 조기 탈락의 수모를 안겼다. 아시안컵에서 8강전은 토너먼트 첫 번째 단계다. UAE는 일본과 1대 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대 4로 승리했다. 에이스 혼다 게이스케(AC 밀란)와 카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모두 실축했다. 무엇보다 UAE의 두 번째 키커 오마르 압둘라흐만(알 아인)에게 파넨카킥으로 골문을 열어줄 만큼 농락을 당한 점이 뼈아팠다.

반면 우리나라는 결승전까지 전승으로 질주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1대 0으로 이겼던 개최국 호주에 결승전에서 1대 2로 무릎을 꿇었지만 시상대 두 번째 자리에 서며 자존심을 지켰다. 아시안컵의 지난 대회 챔피언이자 최다 우승국으로 아시아 최강을 자부했던 일본의 입장에서는 속이 쓰린 결과였다.

일본 축구팬들은 “이제 와서 이라크를 이기는 게 무슨 소용인가. 한국은 우리를 이긴 UAE를 가볍게 눌렀다” “왜 일본은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한국에 졌던 우즈베키스탄(8강), 이라크(4강)만 붙잡고 두들겨 패는가. 무엇을 증명하고 싶은 것인가” “한국을 이기고 싶으면 UAE에 먼저 도전장을 내밀어야 한다. 이제 한국에 완전히 밀렸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