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타들어가고 있다“北, 최악의 가뭄으로 아사자 속출할듯

입력 2015-06-12 09:02

극심한 가뭄으로 한반도가 타들어가고 있다. 북한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2일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월말부터 함경북도 국경지방에 비가 내리지 않아 북한 식량생산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도했다.

대북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가뭄에 대해 대책은 전혀 없고 농민들과 소토지를 일궈 사는 사람들이 지금 통곡중”이라며 “올해 또 어떻게 살아가느냐, 오직 하늘만 바라보면서 비가 오기를 빌면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함북 회령시와 무산군 지역에 4월부터 두달 동안 비가 거의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극심한 물 부족으로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물동이로 물을 나르고는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보통 회령지방은 5월8일부터 15일 기간에 씨앗을 심는데 7~8일 지나면 싹이 나오게 된다”며 “그 기간이 지나도 안 나오니까 사람들이 1년 농사 문제가 걸려 난리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지가 가까워오도록 싹이 나오지 않는 것은 올해 농사가 물 건넌간 것과 다름없다”며 “주민들이 수십년 동안 험악한 세월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이것만 하면 먹고 산다고 밭에 매달려 살았는데, 그 사람들이 가뭄 때문에 울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61%에 불과했으며 올해 모내기철인 5월 강수량도 56%에 그치는 등 유례없는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이상 고온현상과 비료 공급 축소까지 겹쳐 사정이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북한의 강우량 부족이 다음 달 초까지 지속될 경우 식량생산량이 전년보다 15~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은 이달 10일을 기점으로 볏모가 말라 죽는 지역에서는 강냉이와 알곡작물로 교체할 것을 지시한데 이어 지역의 모범사례를 전파하며 식량생산량 증대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벨기에 비정부기구 ACAPS는 최근 세계 각국의 식량 사정과 안보, 정치, 인권 상황 등을 기준으로 국가별 위기 상황을 평가한 보고서에서 북한을 가뭄과 기상이변 등으로 인해 식량 안보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별감시’가 필요한 국가로 분류했다.

북한의 올해 식량생산량이 최대 20%까지 감소하면 예상 식량생산량은 380만여t으로 아사자가 속출했던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