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양성 강수일 “국민 여러분께 죄송”

입력 2015-06-12 10:11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한국 축구 대표팀의 강수일(28·제주 유나이티드)이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강수일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힘들게 간 위치에서 이런 실수로 인해 상황이 이렇게 돼 너무 슬프다”며 “프로 선수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4경기에 출전, 5골을 넣고 도움 2개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친 강수일은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이달 초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다문화 가정 출신인 강수일이 대표팀에 발탁되자 국민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강수일은 지난달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도핑테스트 A샘플 분석 결과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메틸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다. 대표팀의 아랍에미리트(UAE) 평가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미얀마와의 경기를 위해 동남아 원정에 나선 강수일은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을 보여 중도 귀국했다.

강수일은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기대를 해 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전날 “콧수염이 나지 않아 선물 받은 발모제를 얼굴에 발랐다”고 양성 반응이 나온 이유를 설명한 강수일은 양성 반응이 나온 이유를 묻는 말엔 입을 닫았다.

강수일은 프로축구연맹 관계자의 조언을 얻어 “앞으로 처해지는 조치에 대해서는 구단과 협의해 대처하겠다.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강수일은 본인이 희망할 경우 B샘플을 추가 분석할 수 있다. B샘플 의뢰가 접수되면 24일까지 추가 분석이 진행된다. B샘플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오면 1주일 이내 청문회를 열어 해당 선수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징계 규정은 1차 위반 시 15경기 출장 정지, 2차 위반 시 1년간 출장 정지가 내려지고 3차 위반 때는 영구 제명된다.

강수일이 약물 양성 반응이 나오게 된 이유를 명확히 해명하지 못한다면 다시 태극마크를 달긴 어려울 전망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