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일(28·제주 유나이티드)이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으로 인한 축구대표팀 낙마를 사과했다.
강수일은 12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어렵게 들어간 자리였다. 너무 슬프다. 프로 선수로서 당연하게 알았어야 할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전날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지난달 의뢰했던 강수일의 올 시즌 도핑테스트 결과에서 A샘플에 대한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검출된 물질은 메틸테스토스테론이다. 스테로이드의 일종으로 상시 금지약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도핑테스트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는 축구협회 주관 모든 일정에 참여할 수 없다. 강수일은 처음 승선한 ‘슈틸리케호’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친선경기를 위해 격전지인 말레이시아까지 동행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짐을 꾸려 귀국했다. 대표팀 데뷔전도 무산됐다. 우리나라는 UAE를 3대 0으로 제압했다.
강수일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선수다.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1998 프랑스월드컵 때 대표팀으로 동행한 장대일(40·은퇴)에 이어 두 번째다. 아버지의 외모가 남아 귀화 선수로 보일 수 있지만 장대일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이다.
동두천정보산업고, 상지대를 졸업하고 지금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다. 공간 침투와 돌파 능력에서 K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우리 대표팀에 부족한 골 결정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황당한 대표팀 하차로 높았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축구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수일은 “콧수염이 나지 않아 선물을 받은 발모제를 안면에 발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공항에서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강수일은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기대를 주셨지만 보답하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다”며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도핑 파문 강수일 “발모제 발랐냐”는 질문에…
입력 2015-06-12 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