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메르스대책본부장 박원순입다”라며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박 시장은 “메르스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시민의 일상을 지켜내는 것도 서울과 시장의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끝까지 가장 위험한 곳에서 시민 곁을 지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침 대책회의 모두발언 전문]
시민여러분께 사과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지난 6월8일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서 35번 환자가 참석한 재건축 조합 참석자 150명의 개인정보가 공개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오는 환자를 받지 말라고 했던 서울의료원의 진료부장. 이분은 즉각 보직 해제했습니다. 이 분의 개인적 의견이었고 서울의료원의 공식 의견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도 그날 당일에도 9명의 환자를 받았습니다. 어쨌든 이런 일이 다시 없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일주일 전에 우리는 위험한 진실을 만났습니다.
시장이기 전에 한사람의 시민, 인간으로서 고뇌했습니다. 회피하고 싶은 생각도 했지만 한편,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투명성이야말로 메르스 최고의 치료약이라는 생각으로 시민들에게 진실을 알렸고, 이튿날 구청장님들 모시고 상황을 공유하는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후 우리는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신속 정확한 확진 체계를 만들고, 빠른 역학 조사를 통해 위험 지역을 통제하고 공개했고, 공유를 통해 시민 스스로 위험을 피하게 함으로써 지역 사회 감염을 막아내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세종시를 두 번 방문, 보건복지부 주재 자치단체장 협의회, 총리 대리 주재의 단체장 협의회 등 공조 체계 강화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병원명 공개, 메르스 관련 정보 공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확진권한 부여 등 메르스 대응의 실마리를 찾아갔습니다. 비밀로 감춰졌던 사실이 많으면 불안합니다. 투명성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진전이 있습니다. 비밀주의는 이 엄청난 질병을 더 키우기만 할 것입니다. 공개주의야말로 이 엄습한 질병 확산을 막을뿐만 아니라 압도적 속도와 강도의 대응이야 말로 가장 확실한 해법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우리는 실천했습니다.
그야말로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자치구에서도 서울시 조치에 발맞춰서 자가격리자의 1:1 전담관리, 생필품 지원, 보건소의 선별진료시 지역사회 방역과 홍보 등 서울시 메리스 저지에 적극적 지지와 협력을 해주셨습니다. 일선의 보건소, 소방서, 구청 직원들, 의용소방대원 등 현장에서 눈물겨운 분투가 이 시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분들이야 말로 메르스와의 전쟁에서 우리의 영웅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 내 감염 속도는 빨라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걱정했던 임산부의 확진과 청정지역의 환자 발생으로 전국적으로 메르스가 빠르게 진행중입니다.
더욱 고삐를 죄겠습니다.
일주일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메르스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어떤 것과도 적당히 타협할 생각이 없습니다. 시장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모두 행사할 것입니다.
저희들이 중앙정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또 독자적으로 밝혀진 확진자에 대해서 역학조사를 전면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지금까지 확진된 서울시 내 40명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했습니다. 동선 조사를 해서 파악을 했습니다. 다른 도시에 통보를 했고 접촉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자택 격리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양천구 메디힐 병원을 격리 병원 조치를 하겠습니다. 이 병원을 방문, 치료를 받은 모든 분들은 서울시 메르스 관련 매뉴얼을 잘 따라주셨으면 합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되어 이대목동에서 확인됐던 98번 환자의 경우 그 동선 조사과정에서 가장 전염성이 왕성한 상태에서 6월 3일에서 4일날 양천구 메디힐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메디힐 병원에서 242명의 밀착접촉자가 발생하여 추가 환자 발생확률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파악했고,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79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이 병원을 완전히 봉쇄해서 6월 10일부터 23일까지 입,퇴원이 불가하고 외래 환자도 받을 수 없는 조치를 취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제2의 삼성병원이 되지 않도록 서울시?자치구의 철저한 방어대책이 필요합니다. 과감하게 대응하고 조치하습니다.
동시에 메르스로부터 시민의 일상을 지키겠습니다.
저는 메르스 전쟁 최일선에 있다고 하더라도 일상적인 삶 마저 메르스에 굴복할 수 없습니다. 메르스 예방 수칙을 잘 지켜주신다면 메르스로부터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일상에 메르스와 접촉하지 못하게 바리게이트를 치겠습니다. 현재까지 메르스 감염은 병원을 매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시민 당부드릴 것이 있습니다.
첫째 고열, 기침 등 메르스 증상 있다고 해서 스스로 병원을 찾기 보다는 반드시 120 등 콜센터에 전화해서 지침 따라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둘째 이 병원 저병원 옮겨 다녀서는 안됩니다. 의심환자가 위치를 옮길 때마다 방문자 수백명이 위험에 처합니다.
셋째, 다른 병원에 갔거나 이런 사실은 의료진에게 정확하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자가 격리는 이웃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반드시 준수돼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병문안을 자제하고 발열 기침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 착용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상의 메르스 지침을 시민이 준수 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 주십시오.
중앙정부, 지방정부, 여야 서울시 자치구 민관 누구나 할 것 없이 시민 안전을 위해 함께 이 힘을 모아야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제가 만난 메르스 두 번째 완치자인 강동구에서 완치된 의사가 한 얘기입니다. 무지는 두려움과 공포를 낳고, 두려움은 의심을 낳습니다.
메르스는 완치될 수 있는 병입니다.
시민들의 의심이 안심이 될 때까지 서울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우리가 싸우는 대상은 메르스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 안의 두려움 그 자체일 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끝까지 환자 곁에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와 같이 서울시, 우리 자치구 모두, 그리고 가장 위험한 곳에서 메르스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은 자택격리의 불편과 고통을 참아내고 있는 시민들, 일상의 두려움 속에 갇혀있는 시민들 곁에 끝까지 있을 것입니다.
늘 시민들과 연결되고 이어지는 시장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습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전문] 박원순 “끝까지 가장 위험한 곳에서 시민 곁을 지키겠습니다”
입력 2015-06-12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