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나와 남편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이야기 새로 쓰고 있다” - 시카고 고교졸업식 연설

입력 2015-06-11 21:48
백악관 홈페이지

미셸 오바마 여사가 9일(현지시간) 고향 마을을 찾아 고교졸업생들에게 인종차별을 딛고 일어서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셸 여사는 이날 시카고 사우스사이드에 있는 마틴루서킹주니어대학 예비고등학교 졸업식에 연사로 참석했다.

사우스사이드는 시카고의 빈민지역으로, 미셸 여사가 태어나 자란 곳이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자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미국 최초의 흑인 영부인인 미셸 여사는 “여러분이 졸업 후 어디를 가든 여러분의 존재를 의심하고, 강한 가치관으로 열심히 사는 가족은 바로 이 사우스사이드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그러한 이야기들을 다시 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셸 여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개설한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목에 올가미를 건 그림이 댓글로 달리는 것 등을 보면서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미셸 여사는 “그러나 나와 남편 역시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 쓰고 있다는 책임감을 다시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여러분이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이야기를 다시 쓰게 될 것”이라며 “그것은 오바마 대통령과 내가 백악관에서도 매일 같이 자랑스럽게 짊어지고 있는 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미셸 여사가 그동안 인종차별에 대한 연설을 여러 번 했지만 최근 퍼거슨, 볼티모어 폭력사태 등으로 흑백갈등이 다시금 촉발된 시기에 자신의 고향에서 솔직한 톤으로 전한 이번 연설은 그 어느 때보다 울림이 컸다고 평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