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일(28·제주 유나이티드)이 A매치 데뷔전을 앞두고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으로 낙마했다. 축구대표팀 사상 두 번째 다문화가정 선수로 기대를 모은 강수일의 황당한 퇴장에 축구팬들은 조소를 지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1일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지난달 의뢰했던 강수일의 올 시즌 도핑테스트 결과에서 A샘플에 대한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검출된 물질은 메틸테스토스테론이다. 스테로이드의 일종으로 상시 금지약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도핑테스트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는 축구협회 주관 모든 일정에 참여할 수 없다.
A샘플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 선수는 B샘플 추가 분석을 의뢰할 수 있다. B샘플 의뢰가 접수되면 오는 24일까지 분석을 진행한다. B샘플에서도 양성 판정이 나오면 7일 안에 청문회가 열린다. 징계는 여기서 결정된다. 연맹 징계 규정에서 1차로 위반하면 15경기 출장정지, 2차 위반하면 1년간 출장정지다. 3차 위반 때는 리그 영구 제명이다.
강수일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선수다.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1998 프랑스월드컵 때 대표팀으로 동행한 장대일(40·은퇴)에 이어 두 번째다. 아버지의 외모가 남아 귀화 선수로 보일 수 있지만 장대일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이다.
동두천정보산업고, 상지대를 졸업하고 지금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다. 공간 침투와 돌파 능력에서 K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우리 대표팀에 부족한 골 결정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처음 승선한 ‘슈틸리케호’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친선경기를 위해 격전지인 말레이시아까지 동행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짐을 꾸려 귀국했다. 우리나라는 UAE를 3대 0으로 제압했다.
강수일은 “콧수염이 나지 않아 선물을 받은 발모제를 안면에 발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황당한 대표팀 하차로 높았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축구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12일 SNS에서는 강수일에 대한 비난과 추가 분석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 축구팬은 “콧수염이 안 나서 발랐다는 발모제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고 그 이유로 대표팀 낙마가 인정되면 너무 ‘웃프다(웃기면서 슬프다).’ 추가 분석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발모제로 도핑? 이건 너무 웃프잖아”… 강수일 A매치 데뷔 직전에 낙마 ‘황당’
입력 2015-06-12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