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의 마음을 치유하는 청아한 소리, 말씀을 닮았죠” 김완섭 박물관장 인터뷰

입력 2015-06-11 17:38

서울 송파구 거여1동에는 전 세계 단 두 곳뿐인 오카리나박물관 중 한 곳인 ‘한국오카리나박물관’이 있다. 다른 한 곳은 오카리나 개발자 도나티의 고향인 이탈리아 부드리오에 있다. 오카리나는 흙을 빚어 만든 거위몸통 모양이 악기로 마음을 치유하는 청아한 소리를 낸다.

한국오카리나박물관은 건물의 한 층을 임대해 사용한다. 165㎡(50여평) 전시공간에 도나티가 만든 오카리나 등 이탈리아 일본 중국 대만 등 해외의 오카리나 200여점, 국내 오카리나 1100여점이 전시돼 있다. 2007년 6월에 개관했고 관람은 무료다.

이곳 박물관 관장은 김완섭(62) 목사다. 그는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새소망교회가 ‘성도 1인 1악기 배우기 운동’을 할 때 오카리나를 처음 접했다.

“2002년 교회를 개척했을 때 다른 교회 연주팀이 와서 공연하곤 했는데 이들이 참 부러웠어요. 우리도 악기를 하나씩 배우자고 해서 고른 악기가 저렴하고 배우기도 쉬운 오카리나였지요.”

김 목사가 먼저 독학으로 오카리나를 배웠다. 오카리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오카리나 문화예술마당(구 오카리나앤포토)’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는데 전문 연주자들까지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들을 통해 전문 연주법을 배운 뒤 성도들에게 가르쳤다.

하루는 카페 회원 중에 오카리나를 제작하는 사람이 교회를 방문했다. 교육용 오카리나 30여개를 보고 “아예 전시관을 만드시는 게 어때요”라고 가볍게 이야기했는데 이 말이 씨가 됐다. 그는 며칠 후 자신이 갖고 있던 특이한 오카리나 50여개를 가져왔다. 이 소식을 들은 다른 회원도 외국 오카리나 등 희귀한 오카리나 20여개를 기증했다. 김 목사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국의 오카리나 제작회사 35곳을 찾아다니며 특이한 오카리나를 수집했다. 인터넷으로 외국 오카리나도 구입했다. 김 목사는 “오카리나가 하나씩 늘어나면서 보관할 공간을 찾다 뜻하지 않게 박물관까지 열게 됐다”며 웃었다.

김 목사 사역의 중심에 오카리나만 있는 건 아니다. 2년 전부터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전국 도시를 찾아다니며 ‘국도순례전도’를 하고 있다. 그는 “내 교회 부흥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복음을 전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며 “내년까지 전국 모든 도시를 순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더 큰 꿈을 키우고 있다. 거여1동을 ‘오카리나 마을’로 만드는 것이다. 오카리나 공원, 오카리나 극장을 세우고 2년에 한 번씩 오카리나 축제도 갖는 등 구체적인 구상을 갖고 구청과 협의 중이다. 김 목사는 “인근 교회들과 힘을 모아 한 마을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꿈을 꾸고 있다”며 “오카리나 마을은 음악, 예술, 교육, 특히 복음을 나누는 공동체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