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깡패다.”
미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유럽 순방길에 오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독일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한 톤으로 비난했다. 러시아의 반군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는 공화당 유권자들을 의식한 발언이라고 미 언론들은 풀이했다.
젭 부시 전 주지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미국과 유럽의 우방들은 러시아의 침략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CNN이 10일 보도했다. 독일 순방 이틀째인 이날 부시 전 주지사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을 만나려고 숙소를 떠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푸틴은 깡패다. 깡패는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명확히 하자면 전쟁을 말하는 건 아니며 푸틴에게 ‘당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가 이것이다’라고 보여줘야 우리가 원치 않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시 전 주지사는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상응하게끔 동유럽 지역에 미군 수천명을 증파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미국의 우방 문턱에 수만명을 배치한 반면 우리의 대응은 훨씬 미약했다”면서 미군의 동유럽 병력 증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부시 전 주지사가 독일에서 푸틴을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은 독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개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나라인 데다 독일 통일을 지원한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우호적으로 기억하는 독일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등에 업고, 아버지 부시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켜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속셈이다.
그는 독일에 이어 폴란드, 에스토니아를 차례로 방문하고 나서 미국으로 돌아가 오는 1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 온라인편집=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젭 부시, "푸틴은 깡패다"
입력 2015-06-11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