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혁신위, 장고 끝에 악수?… 출발부터 우려와 반감

입력 2015-06-11 22:02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장고’ 끝에 혁신위 인선을 마쳤지만 당내 반응이 영 탐탁치 않다. 중도나 비노(비노무현)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인적 구성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노골적인 반감도 표출됐다.

박주선 의원인 11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혁신위 구성에 대해 “거의 다가 운동권, 친노(친노무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분들로 평가가 된다”고 혹평했다. 박 의원은 “우리 당의 가장 큰 선결 혁신과제가 친노를 대표하는 수장격인 문재인 대표 사퇴를 통한 친노 계파 해체인데, 이 혁신위원회에서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느냐”며 “친노 계파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떤 내용의 혁신안을 만들어내더라도 그건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혁신위에 참역한 서울대 조국 교수가 ‘호남물갈이론'을 주장했던 것에 대해 “친노 운동권은 호남을 항상 때리고 구세력으로 몰아간다”면서 “육참골단이라는 어려운 단어까지 썼는데, 당의 가장 썩고 곪아 터진 부분은 친노 패권”이라고 비판했다.

호남의 한 의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위 구성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인선”이라며 “4·29 재 보선에서 참패한 이유가 친노·운동권 강경 성향에 대한 심판인데 오히려 그 성향을 더 강화한 인적 구성 아니냐”고 반문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도 “혁신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핀트’가 안 맞는 인선”이라며 “문 대표가 인선에 개입했다기보다는 김 위원장 스스로가 당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나 문제의식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과 시도당위원장간의 오찬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이 혁신위 구성에 대해 “문제가 있다”며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 인적 구성부터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혁신안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혁신위가 결국 최고위원회의의 들러리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무직 당직 개편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어서 문 대표가 당내 화합을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도 관심에 쏠린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