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어디까지 갈까… “반반으로 보고 있다?”

입력 2015-06-11 19:35

“사실 반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권덕철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은 11일 브리핑에서 메르스 확산세가 지속될지, 진정세로 접어들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추가 환자들에게 노출된 사람들을 얼마나 신속히 파악·격리하느냐가 핵심 변수다. 보건당국은 2차 유행 잠복기가 끝나는 이번 주말을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간 추가 메르스 감염자들은 현재 산발적으로 발병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추가 감염자들이 경유한 다른 병원을 즉각 공개하고, 노출된 이들을 선제적으로 격리·모니터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2박3일간 응급실 환자 및 의료진에게 완전히 노출됐던 삼성서울병원 14번 환자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권 반장은 “환자들이 여기저기서 발생을 하겠지만 삼성서울병원처럼 대규모 환자 노출 및 확진자 발생 가능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115번 환자와 같이 당국의 통제 범위에 잡히지 않았던 환자들이 뒤늦게 발견되고 있다. 이 환자는 지난 2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은 후 메르스에 노출됐다는 사실도 모른 채 열흘 넘게 경남 창원의 4개 병원을 돌아다녔다. 이 와중에 접촉한 사람만 500명이 넘는다. 90·98번 환자도 각각 충북 옥천과 서울 양천구의 병원을 경유했다. 이 환자들이 머문 대형병원에서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3차 유행’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최대한 빨리 ‘3차 슈퍼 전파자’ 가능성이 있는 3명의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하는 일이다. 확진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병원에서 노출된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발굴해서 격리하는 게 전파고리를 끊는 데 중요한 요건인 셈이다. 권 반장은 “감염자 발생 또는 경유 병원을 즉각 공개하는 이유도 자발적 신고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주말까지 3차 유행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태는 진정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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