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번 환자(92)가 숨진 대전 을지대병원과 그가 거쳤던 충북 옥천의 병원들도 3차 유행의 진원지가 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 환자가 치료받는 과정에서 다수의 환자·의료진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들렀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삼성서울병원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옥천 지역의 의료기관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옥천성모병원에서 3차례, 곰바우한의원과 옥천제일의원에서 각각 4차례씩 진료를 받았고 지난 6일 을지대병원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로 입원했다. 이 환자는 호흡곤란 증세를 나타내 기도삽관 처치를 받았다.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퍼뜨릴 우려가 크다고 알려진 시술이다. 격리되기 전 40시간 넘게 응급실·중환자실에서 100명이 넘는 다른 환자들과 같은 공간에 머물렀다.
방역당국은 90번 환자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뒤 곰바우한의원과 옥천제일의원을 폐쇄하고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은 의료진과 함께 병동 전체를 폐쇄하는 코호트 격리를 시행했다. 이 병원에서만 90번 환자와 직·간접 접촉해 격리된 환자·의료진은 90명이며 CCTV 확인을 통해 접촉 의심자를 추가로 가려내는 중이다.
코호트 격리로 완전 폐쇄된 내과계 중환자실은 면회, 환자 출입은 물론 의료진 출입도 전면 금지되고 있다. 격리된 내부 의료진은 고글, N95마스크, 방진복, 장갑, 덧신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있다. 외과계 중환자실도 면회가 전면 금지됐다.
옥천군은 90번 환자의 가족과 이웃, 의료진 등 밀접 접촉자 80명을 자택 격리했으며, 이들의 가족과 2차로 접촉한 사람 등 407명을 능동 감시자로 분류해 관찰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대전=홍성헌 기자
대전과 충북에도 메르스가? 전국적 공포
입력 2015-06-11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