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점 예스24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 1∼5월 이 서점의 종이책 판매액 중 10대가 구매한 비율은 2.9%로 집계됐다. 1.1%를 기록한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비율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독서 기피는 심각한 지경이다. 과도한 학습 부담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들에게 책을 읽혀보자는 게 청소년 독서운동이다. 그 어려움이 어떨지 짐작할 수 있다. 누구나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청소년 독서운동을 떠받쳐온 두 매체가 이번 달 나란히 10년을 맞았다.
◇아침독서신문=초·중·고 현장에서 아침독서운동을 펼쳐온 월간 ‘아침독서신문’이 이달 10주년을 맞아 지령 100호를 발간했다. ‘모두’ ‘날마다’ ‘좋아하는 책을’ ‘그냥 읽는다’는 4원칙 아래 진행되는 아침독서운동은 지난 10년간 책이 사라진 교실에 책을 다시 데려오는 역할을 해왔다. 201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 아침독서 시행률은 초등학생 100%, 중학생 75.5%, 고등학생 33.4%로 나타났다. 최소한 10분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책 읽을 시간을 주자는 이 운동의 취지에 교사들의 호응이 컸다.
그러나 ‘9시 등교제’가 확산되면서 아침독서운동은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아침독서 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침독서신문 발행인인 한상수(50)씨는 11일 “정규 수업을 시작하는 시간을 10분 뒤로 밀고 독서시간 10분을 확보하자고 교사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아침독서가 학교 독서교육으로 제일 효과가 있다는 게 확인된 만큼 계속 이어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침독서신문은 10주년 기념행사로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후원 아래 교사·사서 대상 ‘독서교육 사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접수 마감은 30일까지.
◇인디고잉=부산에 위치한 인디고서점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인디고잉’은 국내 유일의 청소년 인문교양 잡지다. 또한 청소년들이 직접 만드는 잡지로도 유명하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더 나은 삶’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창간된 이 잡지도 이달 발간 10주년을 맞아 47호를 발간한다. 주제는 네팔 지진.
인디고잉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들어 도서구입비 예산이 줄었다며 정기구독을 중단하는 학교들이 속출하고 있다. 창간 초기 청소년기자가 20명이 넘었고, 발행부수가 2000부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발행부수는 1000부로 줄었다.
잡지 발행인 허아람(45)씨는 “대형 출판사들이 만들던 청소년 잡지도 다 망해 없어진 상황에서 10년을 버텨온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청소년들이 굉장히 줄고 있다는 걸 느끼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국에 제대로 된 청소년 잡지 하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년을 더 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허씨는 “10년이 아니라 100년이라도 계속 발행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매체는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청소년 독서운동이라는 오지에서 보낸 10년
입력 2015-06-11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