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평화유지군이 파병 지역에서 현금은 물론 보석, 휴대전화 등 각종 물품을 제공하는 대가로 성을 매수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P통신, BBC방송 등은 유엔 감사실(OIOS)이 아이티, 라이베리아 2개국을 상대로 자체 조사를 벌여 이 지역 여성 수백여명이 배고픔과 가난 등을 해결하고자 평화유지군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사실을 적발해 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이 입수한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아이티의 경우 지난해 조사에 응한 231명의 여성이 평화유지군과 정기적으로 성매매 거래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성을 파는 대가로 현금이나 보석, 휴대전화 등 각종 물품을 제공받기도 했다.
이 여성들은 만약 자신과 성매매 거래를 한 평화유지군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평화유지권 배지를 돌려주지 않거나 소셜미디어 사이트에 부정행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이뤄진 성착취, 성폭력 의심 사례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480건에 달하며 특히 이 가운데 3분의 1은 18세 이하 아동, 청소년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들 두 국가에서 드러난 증거는 이러한 ‘거래 성매매’가 꽤 일상적으로 벌어지지만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현재 아이티, 라이베리아를 포함한 세계 각 지역에 12만5000명이 파병돼 있다. 이들의 성매매 실태에 대한 OIOS의 정식 보고서는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온라인편집=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국서 성매수 만연”
입력 2015-06-11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