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측은 11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감염의 진원지로 삼성서울병원이 지목되는 데 대해 "우리 병원이 뚫린 게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 등이라며 제기된 책임론을 부인했다.
정두련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이날 국회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책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삼성서울병원의 대응이 부실해 사태가 커졌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이렇게 밝혔다.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삼성병원이 문제 의식을 못 느끼고 있다. 삼성병원이 뚫려서 수퍼전파자가 나오는 형국"이라며 "삼성병원에서 (전파자를) 애초에 막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과장은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이 '삼성병원은 뚫린 게 아니라는 뜻이냐'고 묻자 정 과장은 "네"라고 답했다.
정 과장은 메르스를 50명에게 감염시킨 14번 환자에 대한 삼성병원의 관리가 소홀했다는 김상희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적에도 병원의 과오는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과장은 "삼성병원이 1번환자를 진단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해당 환자가 중동에 다녀왔다는 단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14번 환자는 중동에서 온 환자도 아니었고, 우리 원에 왔을 때는 다른 병원을 거쳐온 폐렴환자에 불과했다"고 했다.
이어 "신속하게 정부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메르스가 집단 발병하고 있다는 정보가 없다면 병원에서는 해당 환자에 대해 (단서가 없이 메르스 여부를) 알 수 없었다"며 "때문에 14번 환자로부터 다수가 노출된 상황이 발생했고, 그 이후 모든 힘을 다해 노출자를 찾은 것"이라고 밝혔다.
14번 환자가 '메르스 진앙지'인 평택성모병원을 거쳐왔지 않느냐는 지적에 정 과장은 "평택성모를 거쳐온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평택성모에서 집단발병이 있었다는 사실은 저희는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택성모를 거쳐온 것을 알았지만 중요하게 생각 안했다. 폐렴환자가 거쳐온 하나의 병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며 "(집단발병 여부는) 정부가 통보해줘야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정 과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로부터 노출된 환자가 685명, 직원은 218명이고 이중 밀접접촉자 115명에 대해서는 격리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격리병동 8개를 운영하고 있고, 노출 가능성이 있는 의료진을 환자와 철저히 격리하고 있다. 꼭 필요하지 않은 수술 등은 가능한 연기하고 있다"며 "현재 병원은 외료 및 입원진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우리 병원 아닌 국가가 뚫린 것”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확산 책임론 부인
입력 2015-06-11 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