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는 매우 건조한 나라다. 연 2회 우기 때 내리는 비에 모든 생명체가 의존한다. 그나마 비가 온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물이 귀한 케냐의 시골 음부니 디스트릭트. 이곳 주민들은 바위에서 한 방울 한 방울 흘러나오는 물이 만든 웅덩이 ‘키아무투오 샘’에 의지해 살아간다. 작은 드럼통 하나를 채우는데 10분은 걸려 샘 주변엔 늘 긴 줄이 서 있다.
주인공 소년 보니페이스는 음부니 디스트릭트의 산 속에 위치한 보육원에 산다. 보육원 동생들을 데리고 1㎞ 떨어진 계곡 아래 ‘키아무투오 샘’에 물 뜨러가는 게 그의 일과 중 하나다. 그 날도 물통을 세워놓고 순서를 기다리는데, 동네 아주머니가 이들의 물통을 옆으로 치워버리는 게 아닌가. “너희가 이곳에 살기는 해도 여기 사람은 아니지. 여기는 우리 샘물이야. 우리 식구들이 먹는 샘물이라고!”
물 문제가 심각했던 보육원에서는 마침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던 차여였다. 보육원 앞에 우물을 파기 시작한 것. 한참을 파내려가도 물이 나올 기미가 없었는데, 그 사건이 터진 며칠 후 마침내 축축한 흙이 만져졌다. 기적처럼 물이 나왔고 이제 마실 물은 충분했다. 농작물에 물을 주고, 빨래하고, 목욕을 하고 나서도 마르지 않는 우물은 놀라움 그 자체이지만, 이런 순간에 이웃을 떠올리는 보니페이스의 심성은 더욱 놀랍다.
“널 쫓아버린 사람들을 돕고 싶니?” “네. 우린 목이 마르지 않아요. 그러니까 마음에 여유가 생길 거예요.”
그리하여 계곡 아래 마을에까지 우물이 생기는 이 이야기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고난과 연민, 긍정의 힘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아프리카의 물 부족 현상 등 국제 문제로 관심의 영역을 넓혀주는데도 도움이 된다. 김선희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Book] 메마른 땅 케냐에 샘솟는 희망의 샘물
입력 2015-06-11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