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 "박대통령 방미 연기 이해한다…모든 지도자는 그런일 겪을 수 있다"

입력 2015-06-11 02:31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0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을 위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미국 방문 일정을 연기한데 대해 대체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박 대통령의 성사될 수 있도록 양국이 일정 재조율 작업을 벌여야 한다는 의견들을 보였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국내 취재진에 “이번에 방미를 연기하기로 한 결정은 아쉽지만, 충분히 이해가 간다”며 “모든 국가 지도자는 외교일정에 영향을 끼칠 국내적 상황과 재난에 직면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어 “한·미 관계가 전반적으로 매우 좋은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나는 이것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조만간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잡힐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백악관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박 대통령을 초청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메르스 사태가 결국 바로잡히겠지만 수 주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다음 주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국내에 계속 머물러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박 대통령이 방미를 연기한 것은 여러 사람에게 불편한 일이지만,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한다”며 “박 대통령이 서로 일정이 맞는 미래의 시점에 방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상황을 관찰해온 사람이라면 박 대통령이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방미는 실질적 내용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조만간 성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