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명관광지 룩소르서 자폭 공격 시도…범인 2명 사망

입력 2015-06-11 02:31
이집트의 최대 유명 관광지 가운데 한곳인 룩소르에서 10일(현지시간) 무장 괴한들이 자살 폭탄 공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과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번 공격을 기도한 무장세력은 이집트 관광 산업에 피해를 줘 현 정권에도 타격을 주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집트 보안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집트 남부 룩소르의 고대 유적지 카르나크 신전 입구 앞 주차장에 한 자살 폭탄 범인이 자신의 몸에 두른 폭발물을 터뜨리면서 사망했다. 또 같은 일행인 괴한 2명 가운데 1명은 신전 주변에 있는 경찰관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사살됐다. 다른 1명은 부상한 채 경찰에 체포됐다. 양측이 총격전을 벌이는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과 주변 상인 2명 등 4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이집트 내무부는 이번 공격에 따른 사망자가 2명 발생했으며 관광객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전했다. 사건 당시 카르나크 신전 내부에는 관광객 소수만 머물고 있었다고 현지 보안 관리는 말했다.

무함마드 사예드 바드르 룩소르 주지사도 이 사건 직후 “범인들이 카르나크 신전 안으로 침투하려다 적발됐으며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AP통신에 설명했다. 바드르 주지사는 이어 “남성 3명이 주차장에 도착하고 나서 가방을 들고 신전 쪽으로 향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이들에게 정지 명령을 내렸다”며 “그 중 1명이 달아나자 경찰이 발포했고 그 사람이 착용한 폭발물 조끼가 터졌다”고 말했다.

아직 이번 테러를 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일 이집트의 또 다른 유명 관광지인 기자 피라미드에서 경찰관 2명이 무장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지 1주일 뒤에 벌어진 것이다. 이집트 당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관광 산업이 다시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할 처지에 놓였다.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룩소르에서는 1997년 무장괴한들이 무차별적으로 쏜 총탄에 외국인 58명을 포함, 6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