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경남도 메르스에 뚫렸다… 전북 전주, 강원 속초 첫 환자

입력 2015-06-10 23:15

중앙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환자 발생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역에서는 2차 유행의 거점인 삼성서울병원을 거쳐간 환자들이 속속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메르스 청정지역이던 광주·전남지역에서 첫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다.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전남 보성군 거주자 A(64)씨에 대해 메르스 2차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와 확진 환자로 최종 판정됐다. 앞서 A씨는 8일 메르스 유전자 한 부위만 확인하는 선별검사 시약을 이용한 1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달 27일 폐렴증상으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 5시간 동안 머물며 14번째 확진자(35)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7일 오전 11시쯤 보건정보시스템으로 접촉자 명단을 통해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된 A씨는 전남도의 통보에 따라 자택격리에 들어갔다.

A씨는 이후 기침과 미열(37.5도) 증상이 나타나 7일 오후 6시쯤 국가 지정 격리병원에 입원조치와 함께 1차 검사를 받았다. 전남도는 A씨를 7일 국가 지정 격리병원에 입원 조치한 후 양성 판정을 가상하고 그에 준하는 지침을 적용해 밀접 접촉자(가족과 마을 주민, 직장 동료) 40여 명을 격리 조치하고 발열·기침 체크 등 감시 체계를 가동했다고 밝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보성군 보건당국은 밀접 접촉자에 대해 모니터링만 하고 격리조치는 하지 않다가 이날 확진판정 뒤 이들에 대한 격리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착오가 있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전남도는 A씨가 확진자로 판정됨에 따라 A씨의 이동 동선을 파악해 격리 대상자 명단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경남지역에서도 첫 메르스 양성 반응 환자가 발생했다. 경남도 메르스 테스크포스(TF)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 진료받았던 조모(77·여)씨가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창원에 사는 조씨는 지난 5일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가 이날 폐렴 증상을 보여 보건소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보건당국은 조씨를 음압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이송해 격리하고 가족들에 대해 자가 격리조치 중이다.

또 조씨가 서울에서 창원으로 어떻게 내려왔는지, 보건소에 신고하기 이전에 입원했던 병원에서 접촉한 사람들이 누군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도내에서는 9일 오후부터 밤사이 메르스 의심환자 3명이 추가로 확인되는 등 의심환자가 속출했다.

전북에서는 순창군과 김제시에 이어 전주에서도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나왔다. 전북도 방역상황실은 “전주에 사는 B씨(63)가 9일 근육통과 기침, 설사 증세를 호소해 10일 새벽 메르스 검사를 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B씨는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오한과 발열 증상이 나타나자 31일 지역의 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이어 31일 오후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6번 환자의 접촉자였다는 사실을 통보받자 자신이 직접 보건소에 신고하고 자가격리됐다.

강원도 역시 원주에서 2명이 메르스 확진자로 판명난데 이어 속초에서도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원지역 메르스 확진자는 3명으로 늘었다. 강원도와 속초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 확진자로 판명된 A(42·여)씨는 속초 거주자로 삼성서울병원을 다녀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27일 남편의 진료차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뒤 속초에 내려왔다가 이달 6일 다시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병원 이름이 공개된 후 보건소에 신고했고 그동안 서울에서 격리 상태로 있었다. A씨는 9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았고, 이날 오후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A씨는 서울의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남편은 현재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A씨의 자녀에 대해서도 검사를 의뢰키로 했다.

강원도교육청은 A씨의 고교생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대해 휴업 조치를 하기로 했다.

한편 메르스 의심증세를 보인 충북 진천군 공무원이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자 진천군과 지역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병으로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장인을 지난달 28일 병문안했던 A씨가 고열 등으로 이날 오전 11시쯤 진천군 보건소를 찾은 것이 확인되면서 진천군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A씨가 이날 오전 출근 전 수영장에서 수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진천군은 A씨가 근무하는 부서의 공무원 23명과 A씨와 이날 오전 접촉한 공무원 2명, 수영장 직원 21명 등 46명을 진천 휴양림으로 격리하고, 이날 오전 수영장을 찾은 주민 175명의 명단을 확보해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해당 부서와 수영장은 임시 폐쇄됐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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