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지역별 축구협회에 뇌물을 준 혐의로 지명수배된 업자가 자수하면서 FIFA 비리 스캔들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이 인터폴을 통해 지명수배한 아르헨티나 스포츠마케팅 회사 토르네오스 & 콤페텐시아스의 알레한드로 부르자코 회장이 9일 이탈리아 경찰에 자수했다.
부르자코는 미 검찰이 기소한 전·현직 FIFA 고위 간부 9명과 스포츠마케팅 회사 간부 4명, 뇌물수수 중재자 1명 등 14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FIFA 간부 7명이 스위스의 호텔에서 체포될 때 식당에서 아침을 먹다가 체포를 모면한 뒤 사라졌다. 인터폴은 그를 체포하기 위해 적색수배령을 내렸었다. 그는 지역별 축구협회에서 수익성 좋은 미디어중계권을 따내고 1억1000만 달러(약 1221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함께 2010년 월드컵을 개최한 남아공이 2008년 FIFA에 지급한 1000만 달러(약 111억원)가 뇌물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초 FIFA는 이 돈이 잭 워너 전 부회장이 관할하는 카리브해 지역의 축구육성을 위해 합법적으로 지원한 자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돈은 카리브해축구연맹으로 전달된 적이 없고, 워너 전 부회장이 미국의 FIFA 집행위원이던 척 블레이저 등에게 직접 쓴 것으로 확인됐다.
워너 전 부회장은 2010년 대지진 참사를 겪은 아이티에 대한축구협회(50만 달러)와 FIFA(25만 달러)가 전달한 구호금 75만 달러(약 8억4000만원)를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BBC방송은 FIFA 비리 수사 영향으로 애초 2017년 5월로 예정됐던 2026년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지 선정이 연기됐다고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적색수배령 ‘뇌물 업자’ 자수… FIFA 비리 스캔들 수사 탄력
입력 2015-06-10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