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이 노해서 지진이 났다'…키나발루산서 '알몸 행각' 서양인 4명 체포

입력 2015-06-10 19:48
18명의 사망자를 낸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산의 지진 발생 며칠 전에 산 정상에서 알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 4명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서양인들의 불경스러운 행동으로 산신령이 분노해 지진이 일어났다는 인식이 원주민을 중심으로 퍼지자 현지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10일 말레이시아 베르나마 통신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사바주 타와우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를 타려는 영국인 여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 여성은 지난달 30일 키나발루산 정상에서 알몸으로 사진을 찍고 소변을 본 서양인 관광객 1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관광객 가운데 캐나다인과 네덜란드인 등 3명이 자수했다고 밝히고 나머지 6명을 쫓고 있다. 경찰이 이들에게 공공질서 훼손 혐의로 최고 400링깃(12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바주 당국은 키나발루산 등반을 원하는 관광객들로부터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누드와 같은 외설적인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5일 사바주 키나발루산에서는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나 등반객 1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