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진정 국면 진입” 김무성 발언 시끌

입력 2015-06-11 00:05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인터넷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이 추세로 가면 확실히 진정 국면에 진입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다른 세상에 사는 듯”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환자 관리와 관련자 격리만 잘 이뤄지면 메르스는 확실히 진압된다”고 말했다. 메르스 환자가 13명이 추가되며 전체 환자수가 108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국민 정서와는 괴리가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로 방미를 연기한 상황이라 정치적으로도 무색하게 됐다.

네티즌 반응은 격렬했다. “오늘도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했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김 대표는 우주 혹은 4차원 세계에서 왔는가” “뉴스에서 삼성서울병원의 감염자 수가 증가추세라고 하던데, 김 대표는 맞닿을 수 없는 또 다른 평행세계에서 살고 있는 듯” 이라는 비관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김 대표의 주장이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날짜별 메르스 환자수를 나타낸 메르스 유행패턴을 보면, 지난달 19~27일과 이번달 1일부터 2일까지 두 번의 봉우리가 지나가고 있다. 두 번의 큰 유행이 지났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 대표의 원고는 10일 아침 이뤄진 보건당국의 발표로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하루밤새 삼성서울병원서 메르스 환자가 10명이 늘어나며, 전체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발언은 메르스가 만든 사회 공포심을 차단하자는 보건당국의 스탠스와 맞닿아 있다. 김 대표는 “모든 국민의 관심이 메르스에 몰리면 국정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며 “메르스 대처는 보건당국에 맡기고 다른 정부 부처는 평정심을 유지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국민 정서 상당수가 보건당국과 맞닿을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걱정하지 말라”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환자수는 그칠 새 없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 대표의 진정 국면 선언이 다소 일렀다는 지적이 있다. 두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하는 현 상황에서의 잘못된 선언은 국민과의 신뢰를 떨어뜨리기만 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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