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만들어 낸 미망인의 슬픔,남편 임종도 못봐

입력 2015-06-10 17:03

메르스가 간암으로 투병하다 숨진 남편의 임종도, 빈소도 지키지 못한 미망인을 만들어 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인 미망인 A씨(59·경북 영양군)는 남편 B씨(70)가 운명하던 시각에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돼 안동의료원으로 격리됐다.

A씨는 지난달 27일 삼성 서울병원 응급실에 있던 남편을 찾아갔다가 3일 뒤 남편과 함께 복지콜센터로부터 메르스 능동감시자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자택에 격리 조치됐으며 영양군보건소로부터 관리를 받아 왔다.

A씨는 남편의 건강이 악화돼 지난 7일 안동의 모 병원 응급실에 남편과 함께 갔고 9일 오전 9시쯤 발열 증세를 보여 안동시보건소에 신고돼 격리 조치됐다.

이런 과정에서 남편은 병세가 악화돼 9일 오후 3시쯤 결국 숨졌다.

남편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A씨는 운명한 남편 곁으로 달려갈 수 없어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는 남편의 장례를 치러야 하는 A씨의 입장을 고려해 격리는 일단 풀어준 뒤 마스크와 고글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한 채 조문객들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보호 장구를 한 채 이동을 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A씨는 2차 정밀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 상태에 계속 있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씨 장남도 자가 격리 대상으로 분류돼 장례준비는 차남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스 의심환자 격리로 남편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A씨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작은 시골마을인 영양지역 주민들도 슬픔에 빠졌다.

이 마을 주민들은 “메르스로 격리된 상황에서 남편을 떠나보내 너무나 마음이 아플 것”이라며 “어쩌다 이런 몹쓸 병이 나돌고 있는지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