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방미 연기] 과거에도 한·미 정상회담 연기한 적 있었다

입력 2015-06-10 23:34

우리 정상이 해외 방문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대표적인 예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5월 24일부터 6월 3일까지 미국·일본·캐나다·멕시코 등 4개국을 순방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대폭 축소해 일본만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당시는 울산 현대중공업 파업 등 노사분규가 극심할 때였다. 특히 KBS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서 경찰 병력이 KBS 사내에 진입한 게 결정타가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미국 방문을 취소한 적이 있다. 김 전 대통령은 2011년 9월 20~29일 미국·칠레·브라질 등 3개국을 방문하려 했지만 9·11 테러 사태가 발생하면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아동특별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테러 여파로 행사가 취소된 데다 정상들에 대한 추가 테러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여파로 중동 순방을 연기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대폭 축소해 UAE만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해외에서는 스페인의 펠리페 6세 국왕이 지난 3월 프랑스 방문을 연기했다. 국왕은 사흘 일정으로 프랑스를 방문했으나, 스페인을 출발한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사태 수습을 위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2013년 9월에는 브라질에 대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정보수집 행위에 항의하고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을 취소한 바 있다.

조성은 손병호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