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가 이끄는 내각 사퇴를 수용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연립정부 출범을 위한 수순이지만, 연정 구성에 난항이 예상돼 조기총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다부토울루 총리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1시간 가량 정부의 미래를 논의한 뒤 내각 사퇴를 발표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내각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창당한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지난 7일 총선에서 41%를 득표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다른 당과 연정을 구성해야 할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의석을 확보한 다른 3개 당 모두 AKP와의 연정을 거부하고 있다. 총선에서는 AKP에 이어 공화인민당(CHP)이 25%, 민족주의행동당(MHP) 16.5%, 인민민주당(HDP)이 13%를 득표했다. 이중 극우 정당인 MHP가 중도우파인 AKP와 보수적 이념을 공유하고 있지만, MHP는 현 정부와 소수민족인 쿠르드족과의 평화협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중도좌파 CHP는 그동안 에르도안 대통령을 ‘독재자’로 비난하며 대치해왔고, 쿠르드계인 HDP는 AKP와는 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다만 제1야당인 CHP는 연정 구성 실패로 국정이 표류할 경우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있어 당 일각에서 연정에 응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연정 구성이 쉽지 않아 조기총선이 현실적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터키에선 총선 뒤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대통령이 45일 내 조기총선을 요구할 수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터키 내각사퇴 수용, 조기총선으로 가나
입력 2015-06-10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