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산의 지진 발생 며칠 전에 산 정상에서 알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 여성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서양인들의 불경스러운 행동으로 산신령이 분노해 지진이 일어났다는 인식이 원주민을 중심으로 퍼지자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0일 말레이시아 베르나마 통신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사바주 타와우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를 타려는 외국인 여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 여성은 지난달 30일 키나발루산 정상에서 알몸으로 사진을 찍고 소변을 본 서양인 관광객들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체적 신원과 혐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공질서 훼손 혐의로 최고 400링깃(12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당시 서양인 10명이 누드 행각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이중 신원이 확인된 외국인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도 했다.
사바주 당국은 키나발루산 등반을 원하는 관광객들로부터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누드와 같은 외설적인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5일 사바주 키나발루산에서는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나 등반객 17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말레이 키나발루산서 지진 전 ‘알몸 행각’ 서양인 체포
입력 2015-06-10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