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포데스타(66)는 미국 민주당에선 가장 영향력이 큰 선거전략가 중 한 명이다. 지난 2월 백악관 선임고문직을 떠나기 전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멘토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에는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다. 지금은 유력한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선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그런 그가 요즘 워싱턴 자택에서 뉴욕의 캠프 사무실을 오갈 때는 자가용이나 비행기를 타는 대신 버스와 지하철을 탄다. 360㎞가 넘는 뉴욕~워싱턴 구간은 30달러(약 3만3441원)짜리 저가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암트랙 기차표의 3분의 1 수준으로 가장 싼 교통수단이다.
그는 동행 취재에 나선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보란 듯이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버스에 올랐다. 포데스타는 “암트랙을 이용하면 고령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웃었지만 캠프에서 정한 ‘원칙’이라 버스를 이용한다고 털어놓았다.
캠프의 좌장까지 가장 저렴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원칙을 만든 건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겠다는 힐러리 후보의 이미지 창출을 위해서다.
힐러리 후보 측은 천문학적인 선거비용에 대한 서민들의 반감을 고려해 캠프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캠프 직원들에게는 공식행사를 제외하고는 교통비를 주지 않는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버스나 지하철을 타라고 권장하고 있다. 휴대전화도 따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다음달 15일 선거비용에 대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 공화 양당을 통틀어 여전히 대선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 재단의 불투명한 기부금 처리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등 논란이 겹치면서 신뢰도가 떨어져 캠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잇단 악재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던 힐러리 후보 측은 ‘돈 적게 쓰는 선거’를 들고 나온 것이다. 자신을 따라다니던 ‘귀족’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부자들의 무제한 기부금을 좇아다니는 공화당 후보들과 차별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힐러리 측은 공화당 후보들과 달리 유권자 1인당 기부금을 2700달러로 제한하기로 했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
힐러리 선거대책위원장이 저가 버스로 출퇴근하는 까닭
입력 2015-06-10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