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연기 소식에 여당 지도부의 “예정대로 가시라”는 조언이 무색하게 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이날 오전 “예정대로 가라는 의견이 많다. 그 뜻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지만 박 대통령의 결정은 결론적으로 그와 반대였기 때문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1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메르스 조기 종식 등 국민 안전을 챙기기 위해 다음주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틀 전까지만 해도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방미 일정에 변경이 없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연기 소식에 여당 지도부와 네티즌 표정이 엇갈렸다.
야당 지도부는 방미 연기 소식이 알려지기 몇 시간 전까지 “일정대로 미국에 가야한다”며 방미 일정 강행을 주장했고 네티즌들은 “메르스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 대통령이 어딜 가느냐”며 방미 일정 소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오늘 (최고위원·중진연석) 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은 오랜 준비 끝에 확정된 것이고, 거기서 굉장히 중요한 결정이나 메시지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예정대로 가는 게 옳다는 주장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면서 “그 뜻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이 방미를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대단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비행기나 미국에서도 얼마든지 메르스 사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애초 계획대로 미국에 가는게 맞다며 “과잉 대응으로 국민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불필요한 불안과 공포심을 없애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미 연기 소식에 온라인에는 “결국 네티즌 의견을 반영한 것 아니냐” 등 반응이 쏟아졌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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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0 12:35 수정 2015-06-11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