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시도 때도 없는 ‘먹방’ 따라하기… “새로운 기획 없습니까?”

입력 2015-06-10 10:56 수정 2015-06-10 12:55
사진=MBC 캡처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들이 기획의도에서 벗어난 지나친 ‘먹방’(음식 먹는 방송) 일변도로 흐르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습니다. tvN의 ‘삼시세끼’, MBC의 ‘마이리틀텔레비전-백종원 편’이 인기를 끌자, 너도나도 먹방을 찍었기 때문이죠. 시청자들은 “요즘 방송에서 먹방 아닌 다른 걸 찾기가 어렵다”며 답답해하고 있죠.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는 지난 1일과 8일 MC와 게스트가 하루 세끼를 해결한다는 ‘미식캠프’ 특집을 방영했습니다. 힐링캠프의 기획의도는 대한민국의 각 분야 대표를 초대해 지친 마음을 힐링 시켜 줄 토크쇼를 펼친다는 것이었죠.

옛 추억을 되새기며 음식을 먹는다는 기획이었지만, 농구선수 서장훈과 톱모델 김영광 등 평소 연예계에 얼굴을 자주 비췄던 게스트로 방송 분량을 채웠습니다. 닐슨코리아가 조사한 시청률 역시 3.7%로 바닥을 기었죠. 동 시간대에 방영된 KBS2TV의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5.6%에 한참을 못 미쳤습니다.

MBC의 금요일 예능, ‘나 혼자 산다’ 역시 ‘청춘특집’을 기획해 방송인 맹기용을 출연시켰습니다. 서울 홍익대 부근에서 음식점을 경영 중인 맹기용은 며칠 전, 비린내를 물신 풍기는 꽁치 통조림을 선보여 비난을 받았죠. 펄펄 끓는 기름에 물을 넣는가 하면, 오징어를 체에 넣고 받침대도 없이 가스레인지 위에서 조리하는 등 요리사로서 자격 미달 논란을 산 맹기용이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슈가 된 사람을 방송에 내보내 부정적인 관심이라도 끌려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도 요리사 백종원을 섭외해 요리 대결을 펼쳤습니다. 중국요리 고수들과의 요리대결을 선보였죠. 이는 케이블 방송인 올리브TV의 ‘한식대첩’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방송 때마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백종원이 출연했음에도, 새로운 내용이 없어 별 인기를 끌지 못했죠.

시청자들은 TV만 틀면 나오는 먹방에 지겨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지상파고 케이블이고 종합편성채널이고 채널 하나 건너면 다 먹방”이라며 “얼마 전까지 외국인 패널이 나오는 예능이 유행이더니, 가족과 유아 프로가 유행하고 이제는 요리가 유행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천편일률적인 내용보다 새롭고 참신한 기획을 바라고 있습니다. 고유한 기획은 프로그램의 장기적인 인지도에도 도움이 되죠. 비록 지금은 유행을 따라간다고 비난을 받지만, 힐링캠프와 나 혼자 산다 모두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기획으로 주목을 받은 프로그램입니다.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기획 없을까요? 새로운 것이 주는 재미는 시청자들이 가장 먼저 인정할 것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