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 일시적...사드 공포는 영구적” 野 “얼렁뚱땅 사드 받으면 큰일”

입력 2015-06-10 10:37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들은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4일로 예정된 미국 방문을 연기하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방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미관계도 매우 중요한 현안이지만 대통령이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며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려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과연 대통령이 이 시기에 출국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 대통령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방미 여부는 메르스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결정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것은 우리 정부의 무능과 보건당국의 무사안일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오영식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와중에 대통령은 미국 순방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의 무능한 대책으로 국민에 얼마나 큰 피해가 발생해야 대통령이 책임 있게 정면에 나서서 사태를 수습할 것인가. 지금이라도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 '순방 연기' 의견이 '예정대로 순방' 견해보다 많게 나온 사실을 소개한 뒤 "대통령의 방미는 전쟁 중에 장수가 전쟁터를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정부의 메르스 대책이 비난받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방미에 집중하면 정부 당국은 책임자 없이 우왕좌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와 관련,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문제에 대해선 합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방미는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지만 이번 방미가 영구히 안보에 대한 공포를 야기하고, 반경 3.5km 내에 사람이 지나다녀서는 안되는 (정도로) 강력한 전자파가 발생하는 사드를 받아오는 그런 방미라면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이 (메르스 때문에) 무관심한 가운데 얼렁뚱땅 사드를 받아오겠다고 하면 큰일 날 일"이라며 "메르스 공포는 일시적이지만 사드 공포는 영구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