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감염 임신부, 태아 신경손상 위험 고열 빨리 내려야

입력 2015-06-10 17:51

국내에서 임신 중 메르스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태아사망, 조산,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찰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는 10일 “임신부는 폐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산소증과 면역기능 감소로 각종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며 “일반인보다 더 적극적으로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은 감기나 독감인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임신부의 고열은 태아의 신경손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적극적으로 해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공인된 메르스 예방을 위한 백신과 치료방법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외국 사례를 볼 때 임신부 감염자의 경우 조기진단 시 보존적 치료로 양호한 경과를 밟는 것로 알려져 있다. 보존적 치료로는 항바이러스제, 면역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인터페론 투여 등이 포함된다.

한 교수는 “항바이러스제는 임신부가 복용 또는 주사 시 위험약물로 분류되고 있지만, 외국의 연구결과로 견줘 볼 때 임신 중기, 후기에 투약하면 비교적 안전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임신부가 폐렴 진단을 위해 받게 되는 흉부엑스 선 촬영검사는 안전할까. 한 교수는 이 역시 임신부가 납 가운을 걸치고 촬영하기 때문에 태아에게 큰 위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임신부라고 메르스 예방법이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도 않다.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감염위험이 높은 병원 방문 시 항균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깨끗이 손 씻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무서워서 산전 진찰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자칫 적절한 조처가 필요한 기형아 및 조산위험 등을 제때 진단하지 못해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정기검진은 평소대로 계속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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