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개인 예방만 잘 해도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마스크 착용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마스크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사람들도 많다. 갑질에 마스크도 쓸 수 없는 을의 이야기다.
9일 JTBC 뉴스룸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금지당한 사람들의 사연을 보도했다.
첫 번째 사례자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사흘간 행사 통역 아르바이트를 한 이모 씨는 행사 주최측의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지시를 받고 곤욕을 치렀다.
이씨는 “(관광공사 직원이) 아까 마스크를 끼지 말라고 말씀했는데 계속 마스크를 꼈기 때문에, 지금 해고당하는 거다”란 말을 듣고 강력 항의했다.
그러나 담당 직원은 마스크가 해외 바이어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주장, 결국 업무 중지 통보를 받고 일을 중단해야 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통역을 하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의사소통이 잘 안 되니까 혹시 마스크 착용을 안 해도 (되겠냐) 정중하게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대구의 한 백화점에서 판매직으로 일하고 있는 신모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토로했다.
마스크를 쓰고 고객을 응대했다가 백화점 책임자로부터 제지를 받은 것. 오히려 마스크를 써야 고객들이 안심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신씨는 “(메르스에) 걸리면 백화점이 책임 져 주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니까 그럴 거 같으면 그냥 관두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경비로 일하는 직원들에게 주민에게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마스크 착용을 금지해 누리꾼들에게 공분을 샀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마스크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사람들, 을들에겐 개인 위생도 뒷전
입력 2015-06-10 0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