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컴퍼니가 2007년 ‘댄싱 섀도우’에 이어 8년만에 대형 창작 뮤지컬 ‘아리랑’(7월 16일~9월 5일 LG아트센터)을 내놓는다. 9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는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아리랑’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였다.
프로듀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신시가 제작한 뮤지컬 ‘아이다’에 핍박받는 누비아 백성들이 조국을 그리며 노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우리 민족의 아리아인 아리랑이 생각났다”며 “그동안 창작뮤지컬 소재로 조정래 선생의 ‘아리랑’과 신경숙 선생의 ‘리진’ 등 여러 개를 놓고 고민하던 참에 ‘아리랑’을 먼저 만들게 됐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신시컴퍼니는 앞서 5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차범석의 소설 ‘산불’을 원작으로 한 ‘댄싱 섀도우’를 만들었다가 25억원 정도의 큰 손해를 봤었다. 박 대표는 “주변에선 내가 또 사고를 친다고 걱정하는데, ‘댄싱 섀도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이번에 뮤지컬 ‘시카고’ 투어공연도 진행하고 있다”며 웃었다.
뮤지컬 ‘시카고’는 ‘맘마미아’와 함께 신시컴퍼니의 간판 레퍼토리로 무대에 올릴 때마다 흥행에 성공하며 신시컴퍼니가 창작 뮤지컬 제작으로 입은 손해를 만회해줬다. 이번에는 오리지널 내한공연 팀으로 20일부터 8월 8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한편 뮤지컬 ‘아리랑’은 연극 ‘푸르른 날에’ ‘칼로막베스’ 등의 각색과 연출을 맡았던 극작가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원래 12권에 달하는 원작소설은 40여년에 걸친 시대적 배경과 수백명의 등장인물이 나온다. 고선웅은 감골댁 가족사를 중심으로 2시간40분 안에 압축했다.
고선웅은 “한국 문학사에서 의미 있는 작품을 제 손으로 무대에 올리게 돼 영광이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 “‘속으로는 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프지 않은’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강요된 슬픔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원작자인 소설가 조정래는 “역사란 지난 세월, 과거가 아니고 현재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의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라며 “뮤지컬 ‘아리랑’이 이 땅을 대표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내 작품이 TV 드라마나 영화화 될 때 절대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장르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작가가 끼어들면 산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며 “박명성 대표를 비롯해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의 열정을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창작뮤지컬 성공사례 될까
입력 2015-06-09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