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외국인 메르스 감염… 지하철 마을버스 무방비 노출

입력 2015-06-09 17:44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우리나라에 상륙한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금천구(구청장 차성수)는 8일 오후 10시10분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관내에 거주하는 중국인 여성 A씨(64)가 메르스 확진자(93번)로 판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경기도 화성시 소재 동탄성심병원의 5인실에서 상주하며 간병인으로 일했다. 이 병실의 환자(A씨가 간병했던 환자는 아님)가 5월 29일 메르스 확진자(15번)로 판정받았다.

구는 지난 5일 화성시 보건소로부터 15번 환자와 접촉했던 A씨의 인적사항을 최초로 통보받았다. 구는 즉시 A씨와 전화연락을 통해 문진하고, 메르스 증상과 가택격리 가능성에 대해 안내했다. 이어 7일 A씨의 진술이 부정확하다고 판단해 즉시 검체를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하고, A씨를 가택격리 조치했다. 구는 1차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자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9일 새벽 4시30분 A씨를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5월 31일 동탄성심병원을 나와 27번 버스, 1호선(병점역-금천구청역) 전철, 금천01번 마을버스(금천구청역-시흥사거리)를 이용해 시흥동 자택으로 돌아왔고, 6월 1일(월)은 집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6월 2일부터 8일까지 영등포구 소재 서울복지병원에 통원하며 요로감염으로 내과진료를 받았다.

A씨는 서울복지병원으로 갈 때는 금천01번 마을버스(시흥사거리-금천구청)와 1호선과 7호선 전철(금천구청역-가산디지털단지역-대림역)을 이용했고, 귀가 시에도 이 경로를 역으로 이동했다. A씨는 7일 오전 11시쯤 현대시장 입구 김밥집에서 식사를 하고 잠복기 동안 집주인과 두 차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는 9일 새벽 3시 30분부터 4시30분까지 A씨가 수차례 이용한 범일운수 금천01번 버스 19대를 살균소독 했다. 또 A씨를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시설격리조치한 후 오전 9시에는 A씨의 자택과 부근 지역, A씨를 이송한 보건소 구급차를 살균소독 조치했다.

또 9일 오후 A씨가 잠복기 동안 방문해 식사를 한 업소를 파악하고, 즉시 업주에게 해당사실을 통보했다. 현재 해당업소는 문을 닫은 상태이며, 살균소독 후 5일 간 휴업할 예정이다. A씨가 두 차례 접촉한 집주인은 오늘부터 가택격리에 들어갔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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