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노잼] 이 우주가 그 우준가… 김우주 메르스 팀장 발언 뭇매

입력 2015-06-10 00:10
박근혜 대통령의 우주 발언을 패러디한 인터넷 게시물. 인터넷 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국가 지정 격리 병상을 찾았을 당시 모습. 사진에는 “마치 우주인과 대화하는 것 같다”는 네티즌 댓글이 이어졌다. 사진제공= 청와대
메르스 즉각대응팀 공동팀장인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이 정부의 병원명 공개 시점이 적절했다고 말해 논란입니다. ‘늑장공개’ 논란에 ‘철저한 분석에 따른 결정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한건데 사실 김 이사장은 줄곧 병원명 공개 불가 방침을 밝혔습니다. 갑자기 바뀐 김 이사장의 발언에 네티즌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우주’가 이 ‘우주’인가”라는 조롱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5일 어린이날 행사에서 “정말 간절히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김 이사장은 8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병원명 공개는 어떤 단계별로 최적화된 시기에 발표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확산 차단) 목적에 있어 (정부가 공개한) 7일이 적기였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스 1,2차 유행 시점을 적절히 고려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정부 발표 시점이 옳았고 결코 늦은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의 적기 발언을 듣고 많은 네티즌은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그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득보다 실이 크다. 메르스 환자를 안전하게 격리해 치료 중인 병원이 ‘오염 병원’으로 오인 될 수 있다”며 병원 공개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거든요. 김 이사장은 그동안 본심을 숨기고 있었던 걸까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병원명 공개가 적기에 이뤄졌다’는 김 이사장 관련 뉴스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고 말했는데 그 우주가 이 우주인가보다”는 식의 조롱 댓글이 달렸습니다. “정부 대신 총대를 매는거냐” “정부 입맛에 맞는 ‘맞춤 해명’이냐”는 지적도 잇따랐습니다.

김 이사장의 적기 발언은 정부가 7일 메르스 병원명을 공개하며 “박근혜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것과도 배치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7일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지난 6월3일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투명하게 알려주어야 한다고 지시하셨고,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신고폭증에 대비한 신고체계 구축 및 격리병상 추가 확보 등 사전준비를 마치고 공개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최 직무대행의 설명대로라면 대통령 지시가 있었지만 준비가 덜 돼 지시 이행이 늦어진 거고, 공개 시점은 그 일정에 맞춰졌다는 건데요.

대통령 지시 이후 정부 준비 기간과 메르스 유행 시점이 우연히 맞은 걸까요. 아님 메르스 대응팀장인 김 이사장의 정부 맞춤 발언일까요.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