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업자를 사칭해 매매를 원하는 사람에게 접근한 뒤 감정을 거쳐 더 높은 권리금을 받을 수 있다고 꼬드겨 수천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황모(38)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모(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황씨 등은 부동산 실장, 감정평가원 임직원, 부동산 매입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21명으로부터 감정평가비 명목으로 총 74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동네 친구,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8월에 범행을 계획하고 경기도 부천의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렸다. 황씨 일당은 생활정보지에 나오는 부동산 매물정보를 통해 전국 각지의 상가를 내놓은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려 ‘구매의사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며 환심을 샀다. 또 공적기관인 감정평가원에서 감정평가를 받으면 권리금을 더 받을 수 있다고 속여 21명으로부터 적게는 8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감정평가비를 받아 챙겼다. 우리나라에 권리금을 평가해 감정하는 기관은 없다.
황씨 일당은 범행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선불 대포폰과 전문 인출조직을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이들의 “전화통화를 이용한 부동산 거래는 되도록 하지 말고 비슷한 피해가 있을시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부동산 중개업소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입력 2015-06-09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