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VS. 김남길 “충무로 물갈이 시작됐다!”

입력 2015-06-09 15:38 수정 2015-06-09 15:47
박서준과 김남길. 악의 연대기/무뢰한 스틸.

영화 ‘악의 연대기’ 박서준과 영화 ‘무뢰한’ 김남길의 연기가 범상치 않다. 특히나 박서준은 ‘악의 연대기’가 첫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깔끔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영화 ‘악의 연대기’는 오랜 시간 경찰들이 실적 달성에만 열을 올리며, 사건을 조작·은폐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극중에서 박서준은 강력반 막내 형사 역할을 맡았다. 사회 초년생답게 해맑고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여주며 최반장(손현주 분)과 오형사(마동석 분)의 사랑을 독차지 한다. 하지만 영화가 중후반을 달리면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복기하고 미소는 서늘하게 식어간다. 이때 박서준의 눈빛은 분노와 슬픔, 그래도 조금은 남아 있는 동료애 등이 얽히고설켜 다층적인 감정을 뿜어낸다.

‘악의 연대기’ 한 관계자는 “박서준의 첫 스크린 데뷔 작품인데, 관객들이 박서준의 연기에 호평을 많이 보내주고 있다”라며 “박서준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배우다. 앞으로도 더욱 깊이 있는 연기와 다양한 매력을 기대하셔도 좋을 듯 하다”고 밝혔다.

박서준은 ‘악의 연대기’에 이어 오는 7월 한효주와 호흡을 맞춘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남길은 데뷔 12년 만에 연기 인생의 전환기를 마련하고 있다. 2003년 MBC 3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남길은 스크린에서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모던보이’ ‘미인도’ 등 꾸준히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에는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을 통해서 그 동안 무거웠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코믹한 모습도 선보였다.

김남길의 연기를 향한 집념과 노력이 영화 ‘무뢰한’에서 꽃봉오리가 터지기 시작할 모양이다. 대한민국을 넘어서 전세계가 인정하는 배우 전도연과 함께 김남길의 연기력도 대폭 상승했다. 극중에서 김남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을 잡는 형사 역할을 맡았다. 범죄액션에서 끝나지 않고 살인자의 여자로 출연한 전도연과의 진심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멜로의 줄다리기를 펼쳐진다.

“나랑 같이 살면 안 될까?”라고 전도연에게 물으면서도 그녀가 “진심이야?”라고 묻자 “그걸 믿냐”라는 대사. 어떤 말이 진심인지, 진심이라 해도 솔직하게 전달하지 못 하는 그 남자의 본심을 짐작하게 하는 리얼한 연기를 펼쳐냈다. 전도연에게 칼을 맞고도 저항하지 않고 “새해 복 많이 받아라. XX년아”라고 말하며 비릿한 웃음을 짓는 그의 마지막 표정은 압권이다.

박서준의 ‘악의 연대기’는 200만 관객을 넘어서고 있고 김남길의 ‘무뢰한’은 35만 관객을 넘어서고 있다. 흥행성적면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드러나지만 연기력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이 호평을 받고 있다.

충무로 한 관계자는 “2015년 상반기에 한국영화가 흥행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박서준과 김남길이라는 두 배우가 가뭄의 단비처럼 느껴진다”라며 “황정민 송강호 최민식 김윤석 등 영화계 대표 선수들에 이어 앞으로 이 두 배우의 활약을 보는 즐거움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