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영화 관객도 감소… ‘연평해전’ 개봉 연기

입력 2015-06-09 16:26

메르스 사태로 영화 관객이 크게 줄어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일요일인 지난 7일 전국 극장에는 53만5193명이 관람했다. 1주일 전 일요일인 5월 31일 74만7976명이 영화를 본 것에 비하면 21만2783명이 줄었다. 평일인 지난 2∼3일 이틀간 극장에는 43만6000명이 들었다. 이는 전주 동기 대비 27% 감소한 것이다.

극장가 특성상 매주 바뀌는 상영작들에 따라 관객 수 변동이 크기는 하지만 메르스 영향이 체감되고 있다. 각 극장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CGV는 사전에 손 소독기, 세정제, 스태프용 마스크, 체온계 등을 각 지점에 비치했다. 롯데시네마도 손세정제를 비치하고 영화관 위생에 신경 쓰고 있다. 그러나 극장을 찾는 관객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화제작 ‘연평해전’은 개봉을 당초 10일에서 24일로 연기했다. 8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서 열기로 한 ‘서해 수호자’ 배지 수여식은 잠정 연기됐다. 영화의 제작과 연출을 맡은 김학순 감독과 주연 배우인 김무열 진구 이현우는 ‘서해 수호자’ 제도가 시행된 이래 민간인이 배지를 받는 첫 사례로 관심을 끈 바 있다. 해군 장병 대상 시사회와 VIP 시사회도 취소됐다.

2002년 6월 29일 대한민국과 터키의 월드컵 3·4위전이 열리던 날 오전. 북한의 등산곶 684호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대한민국 참수리 357호 고속정을 기습 공격하면서 해상 전투가 발발했다. 30분 남짓 진행된 치열한 격전으로 우리 군은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다. 영화는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군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 감동 실화다.

예상치 못한 전투에서 흔들림 없이 군을 지휘한 정장 윤영하(김무열) 대위, 헌신적인 조타장 한상국(진구) 하사, 따뜻한 배려심을 지닌 의무병 박동혁(이현우) 상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화 전반부는 해군 출신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장애를 안고 홀로 계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졌다.

바다 위를 실제로 오가는 탄환들과 공격으로 무너지는 함교 등 긴박하고 처절했던 전투 속 상황은 3D로 생생하게 재현됐다. 당시 뉴스와 장례식 녹화본 등의 자료화면을 영화와 오버랩한 장치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대국민 크라우드 펀딩(인터넷 모금)을 통해 7년 제작 끝에 완성됐다. 우여곡절을 겪은 ‘연평해전’이 메르스의 위협을 뚫고 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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