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고 메르스 확산 사태에 따른 대책을 논의 중이다. 관심사는 리그 일시중단 여부다. 사상 초유의 일시중단을 결정할 경우 앞으로의 일정은 물론 순위와 기록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는 이미 메르스의 ‘유탄’을 맞았다.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퍼진 지난달 말부터 관객이 급감했다. 지난달 10개 구단의 평균 관중은 1만2000명대였던 반면 이달 들어서는 8000명대로 감소했다. 관중의 3분의 1이 빠져나간 셈이다.
야구팬과 선수단에서는 리그의 일시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중석의 응원 과정에서 비말 전파의 가능성이 높고 선수단이 전국을 순회하며 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의 특성은 메르스 확산의 우려를 키우는 이유다.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은 지난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이런 시국에 야구를 해야 하느냐”라고 말했다. 농담조의 발언이었지만 김 감독은 경기장에서 마스크를 꼈다.
야구팬들은 KBO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리그 강행과 중단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커뮤니티사이트에서는 “전국이 메르스로 침체에 빠졌다. 야구까지 중단하면 더 우울할 수밖에 없다. 쇼는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과 “야구가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우선이다. 감염자가 관중석에서 침을 튀며 응원하다가 전파하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는가”라는 반박이 맞섰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대안은 ‘무관중 경기 중계방송’이다. 다만 방송사의 입장에선 황금시간대 지상파 편성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논의에 난항이 불가피하다. 리그를 무관중으로 강행한 상태에서 위성·케이블 중계방송만 편성할 경우 미설치 가구의 반발도 예상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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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vs 프로야구… 강행? 중단? 무관중 중계방송?
입력 2015-06-09 15:20 수정 2015-06-09 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