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인 투수는 망했다?”… 타고투저 속 빛나는 양현종·김광현·유희관

입력 2015-06-09 15:58
사진=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 제공

타고투저(打高投低)와 외국인 투수 홍수 속에 토종 좌완 트로이카가 빛나고 있다. 바로 KIA 타이거즈 양현종(27)과 SK 와이번스 김광현(27), 두산 베어스 유희관(29)이다. 8일 현재 프로야구에선 총 네 차례 완봉승이 나왔다. 이 중 두산 유네스키 마야(34)의 노히트노런을 제외하면, 나머지 세 번은 세 토종 좌완 투수들이 해 냈다.

양현종은 지난 4일 잠실 두산 경기에서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으로 완봉승을 챙겼다. 안타 한 개 때문에 아쉽게 노히트노런을 놓쳤다. 양현종은 최근 3경기에서 25이닝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6승2패다. 특히 평균자책점은 1.48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 2위인 롯데 자이언츠 조쉬 린드블럼(3.09)과도 엄청난 격차가 난다. 양현종은 “지난해 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된 후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면서 “연속 이닝 무실점보다는 이닝이터로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 팀에 도움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SK 왼손 에이스 김광현도 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으로 5년 만에 완봉승을 거뒀다. 2010년 6월 20일 문학 KIA전 이후 무려 4년 11개월 17일(1813일) 만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완봉에 성공했다. 올 시즌 7승1패 평균자책점 3.97로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김광현은 팀이 긴 부진에 시달릴 때 값진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에서 단 1승밖에 못 건지며 팀 순위가 1위에서 6위까지 급전직하했던 SK는 김광현의 활약으로 오래간만에 승수를 쌓아 5위로 올라섰다.

유희관은 무너진 두산 마운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지난달 10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7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다. 7승2패, 평균자책점 3.27로 명실상부한 두산 좌완 에이스로 이름을 올렸다. 다승 공동 2위에 평균자책점은 4위에 마크돼 있다. 최근 두산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상당히 힘겹다.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4)는 어깨 충돌 증후군을 앓아 당분간 경기 출전이 어렵다. 마야는 노히트노런 후 단 1승도 챙기지 못하며 퇴출 1순위가 됐다. 두산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90으로 10개 구단 중 9위다. 유희관은 “선발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불펜 투수들이 힘을 비축할 수 있다”며 “작년보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온라인편집=김철오 기자